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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인생의 씨앗들/인턴쉽 이야기

[미국 인턴쉽 이야기] Kingsmill Resort, Virginia, #2

호텔리어 마이크 2016. 7. 16. 09:00

 

 

 

안녕하세요, 호텔리어 마이크 입니다.

 

 

미국 인턴쉽 두번 째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첫번째 이야기 놓치신 분들은 요기 클릭!

"첫번째 이야기 링크"

 

 

리조트의 룸 서비스

 

처음에 룸 서비스로 배정 받았을 때는 살짝 기분이 좋진 않았다. 첫 인턴쉽때 보조 서버로만 일을 했기 때문에 두번째 인턴쉽에서는 레스토랑 홀 서빙에 대한 욕구가 있던터.

 

하지만 당장 서버 시켜 달라고 주장할 용기는 없던 때였기 때문에, 뭐든 배우면 좋다는 생각으로 이내 마음을 추스리고 업무 배우는데 집중하였다. (그 당시에는 막연히 서버에 대한 동경이 있었던 것 같다).

 

골프 리조트의 룸 서비스는 일반 호텔과 달랐다.

 

많은 객실이 한 건물에 있는 구성이 아니라 아주 넓은 부지에 빌라 동들이 분포 되어 있다. 체크인 하는 건물이 리조트 중간에 있고, 손님들은 체크인 후 직원의 안내를 받아서 카트를 타고 투숙할 빌라로 이동한다 (한 빌라에 4-6개의 객실이있고, 각 객실은 주방이 있는 가족 휴양 레지던스라고 할 수 있겠다).

 

킹스밀 리조트 지도

 

Kingsmill Golf Resort 는 18홀 골프 코스가 3개, 파3 나인홀이 한개 있을 정도로 아주 커다란 부지를 자랑(?)한다.

 

**직원들에게는 파3 나인홀 사용이 무료였음. 게다가 골프채도 무료 대여. 그리고 LPGA 대회 치르는 골프장의 18홀 치는데 USD25 달러 정도 되었던 걸로 기억. 그 당시에는 골프를 전혀 칠줄 몰라서 이용 못 한것은 정말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 인턴쉽 이후 한국에서 실내 골프장 등록해 처음 골프채 잡아 봤다는...

 

이렇게 넓은 곳에서 룸 서비스를 제공 하려면 서비스 카트는 필수!

 

전기차가 아닌 휘발유 차라서 소음이 상당했다

 

 

뜨거운 음식은 일반호텔과 동일하게 핫 박스에 보관하고, 커다란 쟁반에 기타 차가운 음식 및 기타 것들을 (소금, 후추, 케찹 등등)  트렁크에 싣어 이동한다. 빌라동 앞에 주차를 한 후 쟁반에 음식을 셋팅하고 어깨로 짊어지고 서빙. (상당한 균형 감각을 필요로 한다~)

 

한손으로 쟁반을 받친 채 문을 두드리며 “룸서비스!!” 를 외친다. 손님이 음식을 많이 시켰을 때는 무거운 쟁반을 들고 힘을 빡! 주며 음식을 쏟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곤 했다.

 

룸서비스에는 기본으로 18프로의 서비스 차지가 청구되었다. 계산서를 자세히 보신 손님들은 18%를 보고 팁을 안주시는 분들도 있었고, 어떤 분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금으로 팁을 주거나 계산서에 팁 액수를 적어 주었다. (너무나도 착한 미국인! 이럴때만?!)

 

현금은 내가 챙길 수 있었고, 계산서에 기입하는 건 팀 차원에서 모아 차후 분배하는 시스템이었다.

시급 외에 이러한 추가 팁이 정산되어서 월급 명세서에 표시되어 나오면, 아주 흐뭇하고 하루가 기분이 좋았다~

 

 

룸 서비스는 내 식량창고?!

 

룸서비스 팀에는 주방에서의 조리가 필요한 것 들 빼고는 다 구비가 되어 있었다.

 

다양한 빵 종류, 음료수들, 우유, 쨈, 커피, 티백, 등등등

 

그래서 아침 근무일 때는 아침식사를 종종 때우기도 하고, 오후에 출출할 때 과자를 열심히 집어 먹었다.

이때 "베이글" 과 첫 만남!

 

미국에는 (그 당시 나에게는) 신기한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처음 베이글을 봤을 때는 그냥 적당히 말랑하고 적당히 딱딱한 구멍 뚫린 신기한 빵으로만 생각을 했다, 딱딱한 도너츠 정도?

 

그런데 베이글 주문이 많이 들어왔고, 반으로 깨끗히 잘라주는 기계 (?)를 이용한 후 토스트기에 구워서 서빙을 했다. 크림치즈와 함께.

 

호기심에 나도 똑같이 구워봤는데........

갓 구운 베이글에 플레인 크림치즈를 발라 먹는 맛이란~

Yummy! 신세계 였다!!

 

 그 때 또 처음 접한 그라놀라

시리얼보다 고소하고 바삭한 그 맛! 종이컵에 그라놀라를 적당량 붓고 2% 저지방 우유를 조금 넣어서 먹었던 그 모습, 맛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그 이후 첫 몇주 동안은 아침으로 베이글과 그라놀라만 먹었다.

지금도 여전히 챙겨 먹는 음식들!

 

24시간 룸서비스 였지만 난 인턴쉽 내내 아침 조에 배정되어서, 아침7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 하였다.

그래서 오후 저녁 시간에는 다른 인턴친구들과 같이 요리도 하고, 쿠키도 구워보고 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나도 입었었던 녹색 유니폼. 모자는 안 씀

 

그러던 중, 드디어 나에게도 서버로 일할 기회가 생겼다.

 

 

드디어 SERVER (웨이터) 가 되다!

 

내가 일 할 당시 Jim Mead 라는 분이 레스토랑 총괄 메니저였다.

룸서비스의 일이 익숙해졌을 무렵, 이유는 모르겠는데 The Bray Dining Room 이라는 Fine Dining 레스토랑의 직원들이 한꺼번에 그만 두어서 인력이 부족한 상태였다. 메니저 자리도 공석이라 Management Training 를 마치고 임시 비자로 있던 폴란드 친구가 임시 메니저를 맡아서 일을 하던 상황.

 

 

 

Jim은 다른 부서에서 일을 하고 있는 동료들에게 SOS를 쳤고, 케쥬얼 식당에서 일하던 인도출신 미국인 여직원을 일단 확보. 근데 왜 인지는 모르겠는데, 인턴이던 나에게도 혹시 관심 있냐고 물어보았다. 원래 레스토랑 서버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게 왠 떡~~Jim 이 룸서비스 메니저와는 이미 이야기를 마친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만 동의하면 되는 상황.난 고민할 필요도 없이 바로 기회를 물었다!
근데 한 가지 걱정은....오전에 룸서비스에서 오후 4시까지 일하고,오후 5시반부터 파인 다이닝에서 일을 해야한다는 것!
아침 7시부터 저녁 11시까지 거의 안 쉬고 일하는 일개미였다.하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러 간 인턴쉽에서 뭔가 더 많은 기회가 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힘이 닿는 한 최대한 많이 일을 해냈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흠...글쎄! (체력이 안 따라 줄듯)
그리고 다른 한가지 동기부여 요소는,추가 수당!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를 하면 그 시간 이후에는 시급의 1.5배를 지급하게 되어 있다.매달 급여 명세서를 보면서 뿌듯 뿌듯!

 
 

미국식 Fine Dining

 

하얀색 셔츠에 검정바지와 검정 구두. 거기에 검정색 앞치마를 두르고 나비 넥타이로 마무리.

 

내가 그려오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서버의 모습이었다.

 

왠지 모르게 클래식한 파인 다이닝 서버의 모습을 그려 왔었다. 앞치마까지 두르고 주문패드를 차고 있는 그 모습!

 

학교의 1학년 과정에 파인 다이닝 서비스 (학교자체 프랑스 식당에서)를 배웠고, 학급에서 왠만한 다른 외국 친구들보다 그 과목 만큼은 잘 했다고 자신 했지만, 이것은 교내 실습이 아닌 실전.

다이아몬드 4개 등급 호텔의 파인 다이닝에 온 진짜 손님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스위스 학교의 프랑스 실습 식당의 손님은 재학생들이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제일 짜릿했을 때는 내 Order Book 을 받았을 때 이다 (기념으로 챙겨왔다).

 

위에 테이블 별/ 인원 별 주문 받을 때 사람 구분 할 수 있도록 표시가 되어 있어서 아주 편했음

 

브리핑 때 order book사용 법을 간략히 배우고, 내 서빙 구역을 지정 받고, 내 구역에 앉을 손님들 프로파일을 알려줄 땐 설레임도 컸지만, 점점 부담이 되기도 하였다.

 

내가 처음 받았던 손님은 할아버지 생신 저녁, 그래서 3대가 모인 자리였다.

 

머리가 복잡해 진다.

학교에서 배운 서비스 시퀀스를 다시 상기 시켜 본다...

할아버지 부터? 할머니 부터? 손주들 부터?....

아.....머리 아파..

 

헷갈릴 땐 물어보는게 상책.

메니저도 새로 시작한 친구라서 기존에 있던 서버한테 물어보았더니,

 

Kid 메뉴 시킨 아이들 => 제일 나이많은 여자 어른 => 생신이신 할아버지 => 나머지 여자 어른 => 나머지 남자 어른 순으로 서빙을 하라고 한다.

 

그리고 유럽식 서비스와 한 가지 달랐단 점은

 

*유럽식* 

빵을 제외한 모듬 음식은 오른쪽에서 서빙하고, 오른쪽에서 치운다.

Bread Plate는 보통 왼쪽에 자리하고 있으니, 왼쪽으로 서빙하고, 왼쪽으로 치운다.

 

*미국식* 

빵을 제외한 모든 음식은 오른쪽에서 서빙하고, 왼쪽으로 치운다. (반대 일지도)

 

※시계방향으로 서빙하는 건 동일 했다.

(이게 정말 미국식인지 아니면 그 킹스밀 식이었는지 100% 확신은 없지만, 그 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손님들이 식당에 들어오면 Last Name 으로 지칭하고, 착석 시킨 후 내 자신 소개.

그리고 메뉴를 주면서, 오늘의 메뉴도 브리핑.

 

레스토랑에 처음 왔는지 여부를 묻고, 알러지 유무도 확인 하여야 했다.

내가 The Bray 에서 서빙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점은 각 메뉴의 재료가 아니라, 재료에 따른 알러지 종류.

미국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종류의 알러지를 가지고 있는지 그때 처음 알았다. 나에게는 너무 낮선 것이기에 매일 매일 다시 외워야 했던 고통스런 기억이.

 

또 다른 어려움은 와인 서빙

 

소믈리에가 있기는 있었는데 항상 The Bray 에 상주하는게 아니었다.

그리고 와인 리스트가 최신 업데이트가 되어 있지 않아서 손님한테 욕 먹은 적도 있었다.

 

예를 들어,

손님이 A 나라 B 와이너리의 2011 년 산 Merlot 을 주문 했는데, 우리 재고에는 2012년 산 밖에 없어서 들고가면, 와인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손님이 2012년 빈티지가 좋지 않은데, 왜 같은 가격을 받냐고 되묻는다.

 

내가 와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지만, 빈티지에 따른 와인 가치가 다르다는 건 알기 때문에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소믈리에가 있을 때는 대신 설명을 했지만, 없을 때 내가 어버버 대면, 어떤 손님들은 어린 아시아 직원이 불쌍했는지, 그냥 달라고 하기도 하고, 다른 와인을 골라 마시기도 했다.

 

그런 순간에 맞닥들힐 때면, 땀구멍들이 열려서,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었다.

 

그런 경험이후, 일반 레스토랑이나 와인바에 갔을 때 메뉴와 다른 해 와인을 가지고 오더라도, 일단 지적은 하되, 잘 넘어가 주고는 한다. 하지만 소믈리에가 있는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그냥 안 넘어가지고, 소믈리에를 통해서 다른 와인을 추천 받는다.

 
 

Buss Person (보조서버)

 

미국에는 Buss Boy/Girl 이라는 직책이 있다.

하는 일로 따지면 내가 스위스에서 인턴쉽 할때 했던 보조서버와 비슷한 듯 하지만 공식적으로 섹션이 주어지고, 특정 서버 위주로 도움을 준다.

 

주문 받는 동안, 물 서빙하고,

주방에서 주문된 음식 체크하는 동안, 음료수 서빙이나 빵 리필 도와주고,

다음 코스 챙기러 주방에 갔을 때 이전 코스 접시 치워주는 역할

 

이렇게 서버로서의 일이 수월할 수 있게끔 도와주니, 내가 받은 팁의 10-15%로는 이 Buss Person 에게 줘야한다.

 

내가 일하는 3개월의 시간동안에는 태국의 호텔 전공학생들 60명 정도가 리조트의 각 부서에 배정되었고, 그 중 Bray 에서 Buss Person 으로 일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친구가 있는데, 그 이유는 이름이  "Pick Up" 이었기 때문이다. 누가 이름을 지어줬냐고 물어봤는데, 본인이 그 단어가 좋아서 골랐다고 해서 빵 터졌던 기억이 있다.

 

오른쪽에서 두번째 아이가 Pick Up

 

아주 바빴던 날, 내 팁 정산을 끝내고 나면 그 친구들이 웃는 얼굴로 나에게 다가온다.

능숙하지 않은 영어로 "오늘 내가 더 많이 도와주지 않았냐", "내가 특별히 니 구역 신경썼다" 등 자기 어필을 한다. 팁을 더 달라는 제스쳐인 걸 내가 모를리 없을 터, 도움 많이 받은 날은 더 잘 챙겨주었지만, 애들이 뺀질댄 날은 냉정하게 대했다.

 

팁으로 살고, 팁 때문에 죽는 미국의 서비스 문화가 달갑지 않은 1인 이지만, 나도 그 덕에 용돈 벌이를 했고, 그들의 문화의 하나로서 받아들이기로 했다.

 

※최근에 Kingsmill 사이트를 방문해 보니 The Bray Dining room 은 없어졌다...

 
 

==미국 인턴쉽, 해볼 가치가 있는가?==

 

나는 추천하고 싶다.

 

유럽보다는 기본 문화 자체가 Casual 하기 때문에, 내가 추구하는 보수적이고 Formal 한 것과 거리가 있기는 했지만,  전 세계호텔 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나라에 들어가서 문화를 몸소 익히고, 이해하는 건 정말 나중에 어느 나라에서 일을 하던 도움이 된다.

 

특히 한국이든 홍콩이든 미국인 손님을 상대할 기회가 있을 때, 자신의 미국 경험을 공유하면 공통 화제가 생겨서 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난 지금도 호텔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 이 인턴쉽 스토리를 끄집어 내곤 한다.

 

스위스의 인턴쉽도 영향을 끼쳤겠지만, 내가 미국에서 인턴쉽을 하면서 건지 가장 큰 수확은

"서양에서의 나는 경쟁력이 없다. 아시아 시장이 내 무대이다". 라는 확신이다.

 

미국 동료들이, 티비 이야기, 정치 문화, 슈퍼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고, 20년 이상을 한국에서만 살았던 나 이기에 미국에서 일 한다고 갑자기 미국의 티비 드라마, 쇼 프로그램에 급 관심을 가질 수는 없었다. 좋아해야 관심이 가는 법인데, 난 우리나라 드라마가 너무 좋았다.

 

결론적으로

 

이 미국 인턴쉽은 내 인생의 방향을 잡아 준, 길잡이 역할을 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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