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인생의 씨앗들/북경 스토리

[북경 취업 이야기 2편] 첫 명함과 중국어가 준 기회!

THE 마이크 2016. 10. 2. 22:20

안녕하세요, 호텔리어 마이크 입니다.

 

북경 취업기 1 (클릭)에 이어서 2편 시작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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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이 중헌디??"


그 동안의 인턴쉽 경험은 모두 오퍼레이션 부서(식음료/프런트) 였기 때문에, 세일즈라는 부서에 발을 들여 놓기로 마음을 먹고서, 사무실로의 첫 출근은 설레였다세일즈라는 것도 있고, 백오피스라는 것도 있고..

 

떠나시는 한국인 메니저 분과 급한 땜빵용 인수인계를 위해 주어진 시간은 1주일.

 

세일즈 경력자였다면 뭘 물어 봐야 하고, 어떤 정보를 챙겨야 하고, 부서 돌아가는 상황을 금방 파악할 텐데, 경험이 전무한 인턴이 뭣이 중헌지 알리가 없었다. 그냥 메니저 분이 시키는 대로 따를 뿐.

하필 그 당시에는 DOSM (Director of Sales and Marketing/영업총괄이사) 자리가 공석이었고 오스트리아 분 (Wolfgang Putz)이 2주 뒤에 일을 시작하시도록 되어 있었다.

내가 정식 후임자로 뽑힌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 주간 인수 받은 건;

1)
주요 한국회사들 출장 계약 담당자 및 몇몇 중요한 예약담당자 분들 연락처 엑셀 업데이트
2)
간단한 세일즈 일 처리하는 과정
3)
몇몇 협력부서 인사
4)
그 주에 시간 되는 몇몇 고객들께 인사하는데 따라가는 것 (그 땐 명함도 없었다)

일주일은 금방 지나갔고, 난 혼자 남았다.

 

나에 대한 임무가 애매모호 하게 전달이 되어서 인지, 세일즈 부서에서 아무도 내게 일을 시키거나,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세일즈 부서 2인자였던 중국 보스도 신경 안 쓰다가 일주일 정도 내가 사무실에서 띵가띵가 하고 있으니, 중국인 부총지배인하고 이야기 한 후, 명함 파줄테니 나가서 한국 고객들 만나라고 했다.

세일즈 경험 전혀 없는 인턴한테, 기본 교육도 안 시키고, 무작정 나가라고?

속으로 '역시 중국스럽네...'는 생각을 했다.

 

놀라기는 했지만, 뭔가 역할이 주어지고, 할 일이 생겼다는 것에 기뻤다.

 

그렇게 생긴 내 첫 타이틀은

“Sales Representative - Korean”

#첫타이틀 #첫명함



세일즈로서 감당 해야 하는 책임감 같은 건 생각 못하고, 내 이름 박힌 명함이 생겼다는 것에 혼자 엄청 뿌듯해 했다. 비록 인턴 신분이고 어떻게 보면 앞으로 만날 고객들한테는 후임자라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지만, 세일즈맨으로서의 커리어는 이렇게 시작 되었다.

 

  

"중국어 없인 못 살아!"

내가 스위스에서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서 한달 정도 쉬다가 중국 베이징으로 처음 날라갔던 날이 아직 아련하다.

북경 공항 도착!

연수부 직원이 마중 나와 있었다. 간단한 인사를 하고, 주차장까지 열심히 따라갔는데, 아주 허름한 봉고차 한대가 있었다. 난 이전 인턴쉽에서 Spoil 이 되었는지 약간 실망감을 감출 수 없으면서도, 이게 중국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 인턴쉽이었던 반얀트리 푸켓에 일하기 위해 도착할 때는, 공항에 정식 공항직원이 마중. 벤츠 리무진으로 픽업을 했고, 환대를 받으며, 두 번째로 제일 좋은 Spa Pool Villa 에서 2박을 시켜준다. 조식은 당연히 포함 되어있고, 다른 식사도 룸 서비스 가능. 이런데랑 비교할 수는 없구나 하고 정신 차렸다. (자세한 스토리가 궁금하면 클릭)

픽업을 받고, 제일 먼저 향한 곳은 내가 앞으로 묵을 숙소.

 

#북경숙소아파트 #현지스타일

 

 

호텔에서 차로는 2, 걸어서 10분 미만 거리의 로컬 아파트였다. 숙소로 가는 길에 내가 일할 켐핀스키 호텔이 보였고, 이제 현실이구나 하는 기분이 들었다

 

도착할 때가 오후 2시쯤이었는데, 연수부 직원에게 밥 안 먹었다고 하니, 아파트 정문 건너편에 죽 집을 겸하는 로컬 식당을 알려주었다 (아마 그냥 눈에 보이는 곳을 가리킨 듯). 집을 안내 받고, 짐도 풀기 전에 그 직원이 알려준 식당을 갔다.

조심스레 들어가는데, 못 알아듣는 중국말로 뭐라고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환영한다는 말이었던 듯). 

난 음식을 싸가서 집에서 먹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영어로 “Take Away?” 라고 했다. 돌아오는 건 뻘쭘한 웃음 뿐. 이 때 바디 랭귀지를 구현해서 도시락 박스를 식당 안에서 밖으로 가지고 가는 제스처를 취했더니, 따바오?” 이러더라. 그게 뭔 말인지 알아들을 리가 없는 내가 리액션이 없자, 일단 식당 안에서 메뉴를 준다. 신기했던 점은, 메뉴에는 영어 및 한국말이 써 있던 것.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계속 몸을 쓰며 테이크 아웃 성공.

 

#북경첫끼니 #탕수육 #따바오


나중에 중국어 공부를 하기 시작하면서따바오가 테이크 아웃이라는 걸 알았다.

 

나의 첫 중국어 단어: “따바오”/“따이저우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고, 북경 왕징같이 한인촌도 아닌 곳에서의 생활이 막막하기도 하면서

중국어 공부의 필요성을 뼈져리게 느꼈다.


 

"중국어가 기회"


중국어의 필요성을 느끼고 나서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까 고민을 했다. 분명히 학원 다니는 학생들 보다는 로컬 직원들이 즐비한 내가 연습 환경은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도 배워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기본기가 하나도 없어 고민을 하던 , 온라인 강의 생각하게 되었고, 정철 중국어 온라인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다. 기본 성조부터, 발음, 기본적인 숫자, 단어, 문장구조 등을 가르치는 제일 기초 코스였다

 

#중국어독학 #온라인강의 #정철중국어



처음에는 의욕을 가지고, 시간 일찍 출근해서, 온라인 강의를 들었다. 나중에 업무를 배우면서 익숙해 지니, 일이 많아 지고, 아는 사람도 생기면서, 자연스레 온라인 강의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었고, 전체 코스의 30프로는 유효기간 내에 마치지 했다.

 

그렇게 거의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세일즈 일을 배운다는 핑계로, 중국어 공부를 등한시 왔는데, 이상 미루면 안될 같아서, 과외 선생을 붙여서 하기로 했다. 중국 동료한테 소개를 받아서 시간당 50위안을 주고 일주일에 번씩 과외 (2시간씩) 했는데, 일상 회화를 하나하나 따지면서 배우니, 평소에 중국 동료들이 전화통화/대화 자주 쓰던 단어들의 정확한 발음과 의미를 알게 되면서, 조금 재미를 붙여 갔다.

 

하지만 게으름 때문에 숙제를 자주 해가서 민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착한 과외 선생님의 인내로 극복하고, 4개월 정도 꾸준히 했다. 배우는 동안 동료들에게 조금씩 써먹고, 세일즈 업무 관련 대화를 중국말로 대화가 가능할 있게끔 대본도 만들어 보았다.

그러던 , 중국인 동료 명이 다른 호텔로 이직을 하였고, 당시 보스였던 Wolfgang Putz 직원이 맡았던 기업들 중에서, 제약, 화학, 의학 산업 고객을 개발해 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했다. 때까지만 해도 한국 시장만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마켓을 경험할 있고,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일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사실 제약회사들의 경우에는 Rebate 문제 때문에, 의사초청 행사는 5 호텔에서 주최할 없지만, 내부 행사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내부 행사는 보통 예산이 적다는 안타까운 사실. 새로운 시장을 맡게 되었지만, 그만큼 뭔가 가시적인 결과를 내기는 힘든 일이 주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보다 나에게 중요했던 사안은, 중국 고객들을 접할 있는 기회 생겼다는 것이다. 동안 준비했던 스크립트를 실전에 적용할 있는 기회?!

 

제약과 화학의 경우에는 다국적 기업들이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회사에 일하고 있는 중국인 직원들은 유창하지는 않지만, 영어로 대화가 가능한 정도였다. 하지만 현지 회사들은 중국어가 필수다.

이에 대해서, 한가지 에피소드가 있다.

한번은 중국계 제약회사의 Business Potential 찾기 위해서 (Prospecting call 이라고 한다) 총무팀 담당자랑 미팅 자리를 마련해야 했다. 약속은 중국말로 잡아서, 미팅을 하기 위해 미팅룸에 앉았다. Prospecting Call 에서는 가장 기본적으로, 북경으로 오는 출장자들이 있는지, 있으면 주로 어느 호텔에서 투숙하는지, 출장 예산이 있는지 등을 물어본다.

그러한 비지니스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제일 먼저 확인하는 !

 

"你会说英文?(Can you speak English?)"

 

하필 직원은 못한다고 했다. 그래서 중국어 알아듣는 말하는 보다 하고, 상대방은 영어를 알아는 듣는다고 해서, 나는 영어랑 섞어서 이야기 하고, 손님은 중국어로 대답하며 미팅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중국에서 살기 위해서, 어쩔 없이 중국어를 배우고 있었지만, 준비가 완전히 되지 않은 나에게 기회를 보스에게 정말 감사하다.

예전에도 렇고, 지금 중국에서 세일즈를 하고 계시는 한국인 지배인님들의 중국어 실력은 정말 수준급이다. 나와 같이 처음부터 배우신 분들도 있고, 높은 직급에서 중국어로 직원들을 관리하시고, 미팅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로 앞으로 일이 많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노력하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주신다

 

항상 감사하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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