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인생의 씨앗들/홍콩 스토리

[홍콩 호텔리어] 아시아 호텔업의 중심, 홍콩 입성기 - #2

THE 마이크 2017. 1. 2. 22:53

안녕하세요, 호텔리어 마이크 입니다.
홍콩 호텔업 입성기 두번째 이야기 시작합니다.(첫 번째 이야기: 클릭)

 

 

친구의 친구

 

만다린 오리엔탈 홍콩 (MO)에 지원을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모니카와 차 한잔 할 기회가 있었다. 워낙 많은 것을 터놓고 지내 던 사이였기 때문에,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자연스레 MO 홍콩에 기회가 있어서 지원해 볼까 한다고 했다.

 

모니카가 살짝 놀라더니, 최근 모니카 아는 Korean-Canadian 친구가 그 포지션에 지원을 해서 인터뷰 보고 오퍼까지 받았는데, 결국 캐나다로 돌아가기로 해서 거절 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런 우연이 있나 싶어서 신기했다. 근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 이야기인 즉슨, 그 캐나다로 돌아간 친구는 MO 의 세일즈 디렉터를 만나봤고, 연락처를 알고 있다는 것.

 

2011년 12월 마지막 주에 친구의 친구를 통해서 나의 미래 보스가 된 Lucy Lau 의 이메일 주소를 받았다. 뭔가 럭키하고, 잘 풀릴 것 같은 예감?

 

연락처를 받자마자 그 날 저녁 이메일로 오픈 포지션에 대해서 관심을 표명했고,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첨부해서 보냈다. 초조한 마음으로 회신을 기다리는데 이틀 뒤에 드디어 답장이 왔다.

 

#2011년 Lucy 에게 보낸 이메일

 

#Lucy 에게서 온 답장

 

 

"2월초에 북경 방문 예정이니, 그 때 보던지 아니면 그 이전에 홍콩 올 일 있으면 알려달라는 내용"

 

난 다음 날 바로 홍콩 행 비행기 티켓을 구매하고, 안 그래도 친구가 있어서 홍콩에 갈 예정이었다는 하얀 거짓말(?)을 했다. 연락했던 날 다음 주 였던 2012년 1월 첫째주 금요일에 찾아 뵐 수 있는지 물어봤고, 오후 4시 약속을 잡아냈다.

 

인생의 또 다른 전환점이 온 것인가에 대한 설레임과 두려움이 교차 하였다.

 

역시 인사부를 통하는 것 보다, 사람 뽑고 있는 부서의 헤드 한테 연락을 하는게 더 피드백이 빠른 것 같다.

 



인터뷰 in 홍콩

 

돈 없는 사회 초년생이 큰 마음 먹고 자비로 비행기 타고 인터뷰하러 갔기 때문에, 투숙은 무시 무시한 Chung King Mansion (청킹맨션/ 중경삼림 영화의 배경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인도 사람들이 점령한 호스텔 빽빽한 건물이다. 불 나면 다 죽을 수도 있다는 소문이... 안전한 홍콩 내 치안이 상대적으로 불안한 곳 중 하나이다) 의 호스텔 4인실을 잡았고 (하루에 USD25 정도 였던 듯), 피곤해서 인지 꿀잠을 자고 인터뷰 날을 맞았다.

 

#청킹맨션 (사진출저: http://www.nomadicnotes.com/chungking-mansions-budget-accommodation-hong-kong/)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는데, 그 당시 내가 인터뷰 보러 간 복장은 “면바지+셔츠 + 가디건” 이었다. 그 당시에는 놀러 가는 김에 인터뷰를 보러 가는거라고 이야기를 해놔서, 정장을 입고 가면 오버겠다고 생각을 했다. 도대체 이직 인터뷰에 정장은 둘째 치고, 자켓도 없이 관광객 모드로 가겠다는 깡(?)은 어디서 나왔던 건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예전 홍콩 방문시 한번 들렀던 호텔이기 때문에, 찾아가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인터뷰 시간보다 20분정도 일찍 도착해서 로비 소파에 앉아 내 나름대로 뽑은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복습하며 숨을 골랐다.

 

떨리는 마음으로 컨시어지를 통해, Lucy 를 찾아왔다고 했고, 카리스마의 Lucy 등장.

 

(Lucy 는 홍콩 호텔 업계에서 같이 일하기 쉽지 않기로 소문난 DOSM 이라고 인터뷰 전 누군가가 귀뜸을 해 주었다/ DOSM 만 10년 넘게 하고 있는 50대의 베테랑 호텔리어).

 

Lucy 가 커피숍에 예약을 해 놓아서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주변이 생각보다 시끄러워서, 비지니스 센터 미팅 룸으로 자리를 옮겼다. 드디어 인터뷰 시작.

 

인터뷰 필수 질문들도 있기는 했지만, 그것보다 경력직 인터뷰였기 때문에,

내가 했던 일에 대해서 주로 물어보았다.

 

 

*기질문*

 

1) 왜 이직을 고려하는지?

 

2) 왜 만다린 오리엔탈 홍콩에 관심이 있는지?

 

3) 만다린 오리엔탈 홍콩에 대해 아는게 무엇인가?

 

 

 

*업무관련 질문*

 

1) 북경호텔에서 담당하던 업무는 무엇인가?

 

2) 그 곳에서 일하면서 좋았던 것/어려웠던 것 (내가 북경에서도 외국인이라서 물어봤던 듯)

 

- 난 "적응력"에 대해서 강조를 하였다. 언어나 문화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배우려고 노력하고 중국동료들과 친구 같이 잘 지내고, 다른 부서와의 유대관계에 중점을 두면서 일했던 것.

 

3) MO홍콩으로 오면 이전 업무를 통해서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 홍콩과 북경의 활발한 비지니스 분야가 달랐기 때문에, 새로운 시작이기는 했으나 그동안 쌓아온 Account Management 스킬이나 고객들과의 Interaction 을 통한 보다 빠른 Account Development 에 대해서 강조했던 것 같다.

 

등등....

 

몇몇 질문들이 더 있었는데, 거의 5년전이라 사실 기억이 잘 안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한 시간이 조금 넘게 지났다. 일단 제일 중요한 결정권자와의 인터뷰에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것에 대해서 내 나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질문에 대해서 딱히 버벅댄 것도 없었다).

 

Lucy 는 내가 홍콩까지 날라온 김에 DOS 와 HR 메니저도 만날수 있도록 조치 했다고 했다.

 

DOS 와의 인터뷰도 Lucy 와 겹치는 부분이 있었지만, 가장 기억이 남는 질문은;

 

"비지니스를 손에 쥐고 있는 고객이 현재 우리 호텔을 쓰고 있지 않다면, 세일즈로서 어떻게 비지니스를 가지고 올 것 인가?"

 

어렴풋이 생각나는 나의 대답은 "호텔 비지니스에서 직원들의 출장 관련된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들은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본인들의 태도가 친근하지 않고, 호텔리어들에게 개인적인 마음을 잘 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난 그 본인이 마음을 열지 않는다면, 와이프던 자식들이건, 주변 사람을 케어하며 그 사람 마음의 문을 열고 들어갈 것이다" 이다.

 

이런 대답이 나온 이유는, 내가 북경에서 일하 던 시절, 한국 기업/정부 분들과 가깝게 지냈는데, 그 분들 생일은 물론이거니와, 와이프 분들 생일까지 (호텔 케익문의 해오실 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챙기며 영업을 했었던 것 때문이었다. 4년이 지난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외국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 만큼 사생활을 오픈하고, 내 사생활에 들어오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제안한 방법은 실행하기 아주 힘들었을 것이다.

 

정답이건 아니건 간에, 또 다시 한시간이 흘렀고, 인사부 담당자와는 전반적인 패키지, 비자, 급여 부분에 대한 것만 논의를 했다.

 

생각보다 훨씬 긴, 총 3시간의 인터뷰를 하면서, 크게 실수를 하거나 막혔던 부분은 없었기 때문에, 느낌이 나쁘지는 않았다. 이런 기회가 있다는 것만으로 큰 수확이었고, 인터뷰 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난 홍콩 친구들과 맛있는 피자를 먹으러 갔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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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릴그릴 #스테이크서빙접시